몇일 전에 --
느닷없이 베낭 하나를 달랑 맨 20대 후반(또는 30대 초반)의 일본 여성분이 봄날휘트니스 클럽에 찾아 왔었어요.
그분은 저를 보자 마자 무릎을 꿇으시더니 하염없이 우시는 거예요.
뜨악~ 너무 놀래서 어쩔 줄 모르고 그 분을 일으켜 세우고 사연을 물어겠죠?
다행히 그분은 예전에 한국에서 2년간 유학생활을 해서 서툴지만 한국말을 할 줄 아셨습니다.
그 분은 얼마 전에 유방암으로 사경을 헤메다 가슴을 절개하는 수술로 완치가 되었다고 해요. 하지만 그 이후 건강 상태가 극도로 약해졌고 더군다나 시집도 안간 처녀가 한쪽 가슴 마저 없으니....
그로 인해 얼마나 슬프고 우울한 삶을 살았었는 지는 아마도 누구나
상상할 수 있을꺼예요..
그러던 중 우연히 일본에서 제 책을 구입해서 읽었고 -
비만으로 우울하게 살던 저와 유방암 휴유중으로 힘든 삶을 사는 자신이 같은 처지라고 여기게 되었답니다.
속는 셈 치고 책에서 하라는 데로 운동을 따라하고 생활방식도 바꿨다고 하네요..
그러다 보니 신기하게도 지금은 어느 정도 건강을 찾게 되었고 -
우울증도 없어 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 주변을 둘러 보게 되니 여러가지 이유로 예전의 자신처럼 우울한 삶을 사는 여성 분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더래요...
그래서 그 분들에게도 운동의 좋은 점을 알려 주고 그 분들이 자신처럼희망을 찾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자신을 바꿔준 책의 저자인 제게 정확한 운동방법을 배우러 비행기를 타고 왔데요.
그러하니 거부하지 말고 운동을 알려 달라는 의미로 무릎을 꿇고 사정 하신 거랍니다..
당연히 저는 만사 제쳐 놓고 그분에게 책에 나온 운동 자세를 알려 드렸어요..
운동을 알려 주면서도 저는 많이 당황했어요.
그 분은 내내 무릎을 꿇으시고 제 얘기를 듣는 거예요.
사연을 모르는 다른 분 회원 분들은 무슨 일인가 기웃거리고...^^
저는 그냥 편하게 진행을 하자고 했지만 한사코 그럴 수 없다며
사부에 대한 예를 갖추는 것이 자신이 편하니 한사코 무릎을 꿇고 얘기를 듣는 겁니다.
그래서 잠깐 이런 생각도 해 봤어요.
(일본을 이기는 길은 그 들 보다 모든 면에서 우리가 우수해 지면 된다.
그러면 일본은 우리에게 무릎을 꿇을 것이다... ^^ 약간 오바죠?)
하여간 ~~무릎 꿇는 것에 대해 몇번 실갱이를 했지만
도저히 그 고집만큼은 꺾으려고 하지 않으시네요.
그래서 그냥 편한데로 하시라고 하고 4시간에 걸쳐 동작을 알려 드렸습니다.
가시면서 연신 고마워 하고 베낭에서 꼬기꼬기 싸온 아이들 과자를 선물로 내 놓고 가셨습니다.
힘든 4시간 이었을 텐데 그 분의 표정은 올 때 보다 훨씬 밝아져 있었어요. 그 분은 자신의 일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보람된 시간이었다는 말을 남기고 가셨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로 그 분에게 감사 했습니다.
제 존재에 대해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었거든요.
어찌되었건 한 사람의 인생에 도움을 줬다는 것은 내게 너무나 기쁜 일이 었으니까요..
이름도 모르고 정확한 나이도 모르지만 지금도 그 분이 무릎꿇고 울던 장면과 행복해 하는 표정이 아른 거립니다.

오늘 클럽에 가니 일본에서 편지가 한 통 와있었어요.
예쁘게 포장 된 아이들 과자와 함께 말이예요...
그래서 여기 소개 합니다. ^^

운동은 단지 몸매만 바꿔 주는 것이 아닙니다.
삶에 대한 의지와 활력, 그리고 행복을 안겨 준답니다.
단지 운동을 생활화 하게 되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행복인데...
왜? 마다 하시려고 하세요?

34살의 나이에 처음으로 운동이란 것을 시작해서 몸짱아줌마라는 칭호를 얻은 저 같은 아줌마도 있습니다.
님께서 저보다 못 할 이유는 단, 한가지도 없습니다.

^^